난 대학교 1학년이었다..
여름철.. 무더웠던 그리고.. 습했던 지하의 동아리방에서.. 우린 신해철의 정글스토리를 들었다..
우리시대의 신해철은.. 서태지.. 디제이덕.. 쿨 이런 가수들과는 다른.. 무언가 메시지를 던져주는 듯한
가사와.. 기묘한 멜로디.. 한마디로.. 우리세대를 리드하는 카리스마 그자체였다. 종교였고.. 교주였다..
오죽하면 별명이 마왕이었을까..
그리고.. 지금도 이름이 기억나는 넥스트 팬클럽의 부회장이 우리동아리에 있었다..
작곡과였던 그 여자애는 반강제로 동아리에서 신해철노래만 듣게했다...
그중에서도.. 96년 출시된 정글스토리의 OST.. 한곡도 빠짐없이.. 훌륭했다..
정말 내 인생의 명반 10안에 드는 엄청난 앨범이다..
'메인테마'는 마치.. 무언가.. 깨고 나오는듯한 느낌의.. 절규처럼 들렸다..
'70년대에게 바침'은.. 그 시대의 우울함과.. 희망.. 추억을.. 나도 같이 공유하는 느낌이었다.
'그저 걷고 있는거지' 너무나도.. 터벅터벅한 목소리로.. 조용조용 부를때면.. 그 느낌이..내게도 전달되는 듯 했다..
그래.. 이노래는 아직도 내게 삶이 현재 진행형이고.. 계속 가야하고.. 이겨내야 하는걸 전해준다..
많은 영화속.. 그리고 내 삶속에 소중한 단어.. 'life goes on' 삶은 계속된다..
신해철 노래속에 많이 나오는 의미다.. 죽기살기다. 끝까지 가보자..
훗.. 어릴적 내꿈은 과학자 였다..
지금도 과학상식에 대해 남보다 조금 더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런들.. 어릴적 지금의 내 모습은..
감히 상상도 안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과학자가 아니라고해서 내 삶을 포기할 이유는 없지 않나..
한 번쯤은 저 산을 넘고 싶었어 그 위에 서면 모든게 보일 줄 알았었지 하지만 난 별다른 이유 없어 그저 걷고 있는 거지 해는 이제 곧 저물 테고 꽃다발 가득한 세상의 환상도 오래 전 버렸으니또 가끔씩은 굴러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건 난 아직 이렇게 걷고 있어
단순히 1절만 노래 하고.. 2절도 없이 기타소리만 나오는 이 엄청난 포스의 노래는.. 늘 내 귀곁에 어른거린다..
이 앨범은 OST로서 무려 53만장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냈다..
그런데 아마 그 누가 제목이나 기억을 할까 싶다.. 윤도현이 무명시절 주연한 이 영화는 대박 망한걸 안다.. 6천명 관객;;
왠지.. 이노래들을 들을때.. 그 동아리방에서.. 우리는 아무말 없이.. 신해철 노래를 들었다...
다른노래는 왠지 잡담해도 될것 같았지만.. 신해철 노래는.. 엄숙하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요새 대학교 1학년들이 이렇게 철학적인 음악을 들을까.. 의문이 간다.. 아마도.. 아닐것 같다..
그저 걸스힙합 또는 아이돌이 난무하는 쉬운노랫말과.. 후크성의 멜로디들.. 정크푸드 같은 음악들..
그 때가 무척 그립다....
무더운 여름.. 찢어지는 듯 절규하는 기타소리를 들으며.. 이 세상이.. 아직 멀게만 느껴지던 그때.. 그때가 생각난다..
요즘 들어.. 사우디 사막 한가운데서 혼자 방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은 추억들에 시간을 쓰고 있다..
왠지 내 스스로가 안쓰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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